글로컬IT학과홈학생활동인도에서  
인도창 2018 참가기
90 이종윤 2018-11-27 15:06:32 107

 찜통더위, 시끄러운 경적소리. 나의 인도의 첫 인상이었다. 유난히 추웠었던 한국의 겨울을 보내다가 1월임에도 불구하고 20도가 넘는 덥고 습한 나라에 왔다. 길도 깨끗하지 않았으며 거리에는 소와 개가 사람보다 많았고 영어에 자신도 없었던 터라 모든 것이 막막했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저번 기수 선배들이 고생해서 구한 집을 물려받을 수 있었다. 집주인과 인사하고 방을 정리하는데 아직 동네를 몰라서 먹을 것도 없었고 마실 물조차 없는 척박한 환경이어서 그런지 본격적으로 인도 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는 날짜를 세기도 했었다.

  생활에 점차 적응하다보니 MCC에서 수업이 시작되었다. 1학기에는 자바 프로그래밍 1&2,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 데이터베이스와 HTML & CSS, 영어, 타밀 수업이 진행되었다. MCC 교수님들은 우리의 서툰 영어실력을 알고 신경써주셔서 일부러 쉬운 문장을 구사했고 한국과 달리 실습 위주의 수업이었다. 특히 자바1 시간에는 그날 배운 OOP 개념을 사용하여 알고리즘 문제를 풀었다. 이를 통해 개념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기초적인 알고리즘부터 심화적인 부분까지 학습할 수 있었다. 또한 작년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었던 외국인 등록 (FRRO)은 올해 큰 변화가 있었다. 개강하는 날부터 국제교류원장 교수님께서 우리와 소통했고 학교 측에서 준비해주어야 하는 서류를 빠른 기간 내에 건네주었다. 또한 영어 실력이 부족한 우리를 대신해 각자의 집 주인과 통화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다행히도 모두 큰 변수 없이 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

  학기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불편했던 점은 수업 스케쥴이 일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도는 한국과 다르게 날마다 Order 번호가 있는데 1부터 6까지 숫자로 반복된다. 그래서 Order 번호에 따른 시간표가 주어지긴 했지만 당일에 수업이 변경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취소될 때도 많았다. 나는 20기 코디네이터로서 MCC와 학생들 사이의 매개체가 되었는데 담당 교수님으로부터 오는 공지를 학생들에게 전달해야했다. 또, 서로 연락처도 모르고 공지사항 역시 코디네이터를 통하지 않으면 전달할 수도, 들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공지사항과 확인 절차를 도맡아야 했던 부분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었지만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모두 배려해주어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첸나이가 40도를 육박하며 가장 더운 시기인 5월부터 1달 간 방학이었다. 이 시기에 한국에 다녀온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인도 전역에 배낭여행을 다녔다. 인도 내에 있는 수많은 도시들을 큰 배낭 하나만 매고 다니며 느낀 점이 참 많았다. 한국과는 규모가 다른 나라 크기 때문인지 같은 나라여도 도시마다 기온과 문화가 모두 달랐다. 인도는 언제나 더운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북인도를 여행하며 그 생각은 모두 달아났다. 인도의 스위스라는 ‘레’에 방문하기 직전, 낙타 사파리 투어를 위해 사막도시 ‘자이살메르’에 갔는데 50도를 육박하며 숨이 막힐 것 같은 더위를 처음 경험했다. 그런 곳에서 갑자기 시원한 도시로 갔을 땐 마치 한국에 온 것 같은 쾌적함을 느꼈다. 2주 간의 여행은 내가 가장 젊고 열정 넘치는 나이에 했던 생에 첫 배낭여행이었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2018년은 한국과 인도 사이에도 큰 변화가 있었던 해이다. 7월에 문재인 대통령님이 인도에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열었는데, 좋은 기회가 있어서 나상연, 홍지희, 이혜은 학우와 함께 델리로 가서 단기 인턴으로 참여했다. 주인도 한국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청와대 및 외교부 직원들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였고 대통령 내외를 바로 앞에서 만날 수 있었던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2학기가 시작되고 새로운 교수님들과 새로운 수업이 진행되었다. 2학기 수업은 심화 자바 (Servlet,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웹 프로그래밍), 자바 프레임워크 (Hibernate), 이산수학, 영어 기술 작문이었다. 1학기에 비해 전공 부분에서 굉장히 심화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알던 내용이어서 지루하기도 했던 1학기에 비하면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프레임워크라 하여 당연히 Spring을 할 줄 알고 10명이 모여 개별적으로 프로젝트를 하며 준비했는데 Hibernate라는 프레임워크를 처음 배웠을 때는 아주 재밌었다. 2학기가 끝나갈 무렵 학교 교수님들이 많은 신경을 써주셔서 인턴십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덕분에 나의 첫 구직 면접은 인도 회사에서 이루어졌다. 물론 1:1 면접도 아니었으며 다 같이 얘기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들어가기 직전엔 매우 떨렸었다.


  나는 16학번 심민정 학우와 함께 ‘doodleblue’라는 솔루션 회사에서 인턴십을 진행했다. 사원이 100명 정도 되는 꽤 큰 규모의 회사였고 이곳은 외부 클라이언트들에게 프로젝트를 받아 주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곳이다. 우리는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머 인턴으로 들어온 것이었고, 학교에서 배웠던 기초적인 개념과는 차원이 다른 신기술을 경험했다. OCR, AR 및 2018년에 출시된 신기술을 접할 수 있었다. 2달 동안은 사수가 내어주는 과제를 위주로 업무를 했으며 마지막에는 우리도 클라이언트의 요청을 받아 어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했다. 

  아무래도 인도라는 나라에 1년 간 살기로 결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에게 인도는 여성 인권이 낮은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고 위험한 나라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글로컬IT학과에 입학한 계기도 역시 인도였으며, IT 강국으로 손꼽히는 나라에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하는 내가 인도에 오는 것을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학교생활과 인턴 생활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내가 얻은 가장 큰 결실은 역시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인 것 같다. 부모님 아래에서 편하게 살았던 한국에서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생활이 연속되었다. 정전은 매우 잦았으며 물 펌프 고장 및 가전제품 고장은 언제나 우리에게 스트레스였다.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엔지니어 번호는 영역별로 존재하고 심할 때는 1주일에 한 번씩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인도창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이러한 불편을 감수하고도 꼭 한 번 살아볼만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인도에서 1년이나 살았는데 어디 가서 뭘 못하겠어?” 라는 생각이 매우 크다. 어디서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고 나는 2018년에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전혀 몰랐을 큰 세상을 만났다.
이름 비밀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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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인도창 조예진 2018/11/29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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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창 2018 참가기 심민정 2018/11/29 110
인도창 2018 참가기 이종윤 2018/11/27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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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창을 마치며 정지원 2017/12/29 404
82
인도창을 마치며 이경민 2017/12/18 386
81
인도창을 마치며 최지환 2017/12/18 340
80
인도창을 마치며 곽기섭 2017/12/14 340
79
인도창 자기 평가 이강현 2017/12/12 328
78
인도창을 마치며 김민성 2017/12/11 327
77
인도창을 마치며 구민호 2017/12/11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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