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IT학과홈학생활동인도에서  
별 것 아닌 것으로 화 내고 웃고 하는 나
4 박준택 2006-12-19 14:59:39 4373

언어...

언어가 틀리면 제일 불편한 점은 의시소통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기본이 힌디와 영어 그리고 지역언어라서 고등교육을 배운 사람들이라면 기본으로 세 가지 언어를 구사하지만, 그렇치 않은 사람은 힌디나 지역어를 한다.

그중 릭샤 운전자는 대개 힌디나 지역언어를 사용한다. 가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 몇개의 단어를 조합해 말하는 거라 영문법하고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그래서 영어만 사용하다 보면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격을 때가 종종 있다. 

학교 선생님, 영어 선생님, 친구를 통해 몇 가지 말을 힌디로 배웠다. 그 중에서 집중적으로 릭샤를 탈때 많이 사용하는 "Go straight", "Turn left or right", "Stop" 이것들만 힌디로 배워서 익혔다. 그리고 친구하고 릭샤를 타면서 오늘은 우리 힌디만 사용할까? 하는 제의와 함께 릭샤를 탔다. 그리고 줄기차게 힌디만 사용했다.

"시다 자오 (곧장 가세요)"
"바이야 무리애 (왼쪽으로 돌으세요)"
"다이야 무리애(오른쪽으로 꺽으세요)"
"록코(멈추세요)"
"끼뜨나(얼마얘요?)"

우리가 너무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웠고, 릭샤 운전사도 신기하고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리면서 "끼뜨나?" 하고 물었다. 릭샤 운전사 왈

"%$#!@*&" 

헉~~~ 힌디로 숫자를 묻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얼른 "하우 머치? 하우 머치?" 하고 다시 물었다. 그제서야 "fifteen"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돈을 지불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면서 서로 보면서 박장대소를 했다. 하하하~~~.... 우리들의 큰 실수였다. 다 익혔다고 했는데 숫자를 익히지 않은 것이... 언어가 틀리면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일도 있다.


사람들...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리고 그런 사람들 속에 파묻혀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나.. 나는 과연 무엇일까? 

이 생각을 이곳에 와서 많이 한다. 급속히 변해가는 세상. 그속에서의 나.. 그리고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곳에 와서 이렇게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고 있는 내가 대견하기도 하고, 참 힘들다는 생각도 한다. 

언어는 같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이 하나의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이렇게 부대끼며 서로 미워하며 서로 좋아하며 서로 의로해 가며 살고 있다. 군대까지 갔다온 나..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사람들을 안다고 자부했지만.. 나 이곳에서 또 다른 나를 본다.

그리고 예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우물보다 더 큰 우물을 지금 바라본다. 이곳에 온지도 벌써 7개월 정도가 지나갔다. 가끔 교수님께서 이곳에 오셔서 격려를 하시지만 이 곳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 때뿐이다. 아니.. 내 생각은 그렇다.

이곳에서 많은 외국 친구를 사귀었고 그리고 많은 경험을 했다. 서로를 신용하지 못하는 이곳 사람들은 사람 보기를 동물 보듯 하는 것 같다. 이곳에서 잠시 머물고 가는 사람들이야 모르겠지만, 특히 한정된 곳에서 지내고 가는 사람들이야 더욱 모를 거란 생각이 든다.


* 선함

내 속에는 크게 두 가지 경험이 있다. 하나는 우연히 내가 빨래를 하다가 이 곳에서 잠시 자리를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는 교회가 있었다. 이 곳에는 교회가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에 교회 다니는 친구끼리 예배를 드렸다. 그러던 중 우연치 않게 발견하게 되었다.

그 속에 내가 있고, 그리고 말씀 중에 "언어와 문화가 틀리지만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라는 설교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 모임 중에 많은 친구를 알게 되었고,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오토바이를 대여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가며 알아봐 주고, 계약장소까지 같이 동행해 준 그 친구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해주는 것 없이 고마운 친구였다. 같이 있으면 좋은 그런 사람들이었다.


* 악함

며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이곳에 오랜 기간 거주하고 계신 분이 있다. 그 분의 컴퓨터를 우연히 조립을 해주게 되었고 (외국에 나와 컴을 조립하다니... 이럴수가.) CD-ROM이 고장났다는 얘기에 고장난 CD-ROM을 가지고 샀던 곳으로 갔다. 그리고 언제까지 되냐고 물었는데 15일 후에 오라고 했다. 너무 긴 시간이었고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한 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알았다고 하고... 문제의 CD-ROM을 기억 속에서 잊을 만할 때 찾으러 갔다. 그런데 주인장의 하는 말이 지금은 아직 안 되었으니 다음에 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언제쯤 되냐고 물었더니 이틀 후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래서 약간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알았다고 답하고 집으로 왔다. 이런 일이 지금이 처음이 아니라서, 그리고 이곳에서 10년 이상 사신 분들도 이런 일이 흔한 지라...

그리고 이틀 후에 문제의 CD-ROM을 찾으러 갔다. 그러나... 또 안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럼 언제 되냐고 물었더니.. 내일 오라는 것이었다. 그럼 만일 내일 왔는데도 안 되면 어떻게 할꺼냐고 물었더니... 내일도 안 되면 새것을 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집으로 왔다. 오는 중에 과연 새것을 줄지.. 의문을 가지며 집으로 왔다. 

대망의 아침이 밝아 왔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학교를 갔고, 방과후에 오는길에 그곳에 들렸다. 역시..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직 안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음에 오라는 소리에 "어제 약속했던 말이 있잖아요. " 하고 말을 꺼냈다.

그러자 새 CD-ROM을 꺼내면서 이것을 가지고 가고 3일 후에 다시 바꿔가라는 것이었다. 참 기가 막혀서 ... 말이 안 나왔다. 기분이 점점 흥분되는 것을 참으며 안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자기들이 사용하던 CD-ROM을 주면서 이것을 가지고 가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것이 "new CD-ROM"이라는 것이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가 샀던 CD-ROM보다 2개월 전 것이라고 이것이 new CD-ROM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렇게 얘기하면서도 옆에 있던 직원이 내 이름을 불러가며 나를 설득시키는 것인지 무언가를 말 할려고 할 때, "Don't say that" 라고 말했다. 너무 기분이 나쁘고 더욱 기분 나쁜 것은 "미안하다" 는 말 한 마디 안 하는 것이 더욱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 너무 화가 나서 "I don't believe you"라고 얘기했고 이렇게 얘기해 봤자 통하지도 않을 거란 생각이 너무나도 싫었다.

어쩔수 없이 CD-ROM을 테스트 해보고... 집으로 올 생각을 하면서도 이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다음에는 이러지 말아요" "나도 잊을테니. 당신도 잊으세요." 라고 말을 하고 나왔지만 기분은 그래도 씁씁했다. 이런 곳에서 왜 내가 이렇게 실랑이를 벌여야 하는지. 그렇게 큰 문제도 아닌것을 가지고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내가 참 이상하게 보였다. 그리고 슬펐다.

다음날 학교에 갔는데 기분이 영 나아지지를 않았고 전날 속도 좋치 않아 코코너를 사 먹으러 갔는데 코코너를 깍는 중에 안에 공기가 차 있었는지 코코너 물이 나에게로 튀었다. 그것을 본 주인을 아무 말도 안고 그저 코코너만 손에 들고 나에게 건네 주려 하고 있었다.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이곳 사람들은 "미안하다"는 말을 못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정말 화가 너무나 났다. 그래서 코코너를 받아들고 집어 던졌다. 그리고 돈을 지불하고 교실로 돌아왔는데 이건 영... 속이 상해서... 다시 나왔다. 그 코코너 상인을 팰뜻이 나왔지만 그렇게 못하는 내가 너무 한심해 보였고, "영어를 할수 있냐"고 물었지만 "노우" 라는 대답에 할 말을 잃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참 답답했다. 한국말로 욕을 했지만 나만 바보 같았고, 인도 친구한테 배운말 중에 "참 못했었요"를 힌디로 했다. "보홋 뿌라" "보홋 뿌라" 그리고 교실로 향했다.

너무나 한심했다. 그리고 화가 너무나 났다. 아~~~ 소리 치고 싶었고 어디론가 가고 싶었다. 그 동안 쌓였던 것들이 머리 끝까지 올라온 기분이었다. 그래서 짐을 쌓다. 하지만 정작 갈 곳이 내가 거주하고 있는 YMCA밖에 없었다. 너무나 슬펐다.

방과 후에 설치하려고 했던 그 문제의 CD-ROM을 가지고 그 집에 갔다. 릭샤를 타고 갔는데 도착지에서 또 실랑이를 벌였다. 계기상으로는 20루피인데 22루피를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무 말 없이 20루피를 주고 왔는데 뒤에 따라오면서 2루피를 더 달라는 것이었다. 정말 분을 참아가며 따졌다. 하지만 막무가내였고, 결국 1루피를 더주고 왔다. 

일이 계속 꼬이는 하루인 것 같았다. 설치를 하면서 마음을 정리했지만 너무나 내가 초라해 보였고, 정말 사람들에 대한 증오가 나의 온몸을 달구었다. 그저 평범한 나의 주변 사람들도 보기가 싫었고, 모든 사람들이 싫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그 집에 머무르면서 이런 기분을 가지고 있는 내가 어디 한 곳 마음 둘 데도 없었고, 이런 기분을 말할 곳도 없었다. 

참 집이 그리웠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오는길에 저만치 릭샤가 왔다.


* 반전

5m 뒤에 손님을 내리고 다시 내 앞으로 오는 릭샤를 잡았다. 목적지를 얘기했는데 자기는 집에 가는 시간이라 저 큰 길까지만 태워준다는 것이었다. "Okay"라는 말을 하고 탔다. 타면서 계기를 봤는데 체크를 하지 안았다. "아~~ 공짜로 태워줄려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또 돈을 요구하면 어쩌지" 하는 두 가지 마음을 가지고 안절부절 못했다. 

목적지에 다 와서 내렸는데 분위기가 공짜 분위기였다. 그래도 오늘 본 사람중에 제일 나은 사람이었다. 별일 아닌데 너무가 고마웠다. "Thank you" 라는 말을 하고 내렸는데 이 말이 너무나 볼잘 것 없어 보였다. 무어라고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릭샤가 눈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차길을 건넜다.

내가 있는 곳이 좀 외진 곳이라 릭샤가 별로 없었고, 이곳에서 5분 정도만 나가면 릭샤가 많은 곳이 있어서 그곳 까지 가려고 릭샤를 기다리고 있었다. 5분 후쯤 씩스릭샤(6명 탈수 있다고 해서 씩스 릭샤라고 함)를 잡았다. 손님은 나 혼자였다. 아들처럼 보인는 꼬마애가 목적지를 물어서 대답하고, 릭샤에 몸을 실었다.

마침 밖에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나의 마음처럼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하염없이 ...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내렸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릭샤 앞유리에 빗방울이 고였다.

운전자가 앞이 안 보이는지 차에서 사용하는 윈도우 부러쉬를 손에 쥐고 가는 중에 손을 앞으로 뻗어 손수 릭샤 앞 유리를 닦는 것이었다. 그런 행동이 너무 우수웠다. 

내리면서 3루피를 요구하는 운전자의 말에 정직하게 정확하게 가격을 요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시 집으로 가는 릭샤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오늘의 일들을 생각했다. 

긴 하루였고, 힘든 하루였다. 아마 인도 생활에서 제일 긴 하루였고, 고달픈 하루였다. 친했던 사람들도 떠나고, 그리고 혼자라는 생각이 더욱 나를 슬프게 했다. 잠깐 만나 사람들이었지만 그 동안 정이 들었는데... 오면서 별일 아닌 것으로 화를 내고 별 것 아닌 것으로 웃고 있는 나의 모습이 바보 같았다. 잠깐의 전환이 이렇게 다른 세상을 만든다 것이 재미었다. 

그리고 아직은 착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들이 아주 적은 수이지만 이 세상을 움직이려하고 있고 이 세상을 비추는 작은 빛이라는 것이 너무 든든했다. 나도 그 빛중에 하나이고 싶은 하루였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뀝니다."라는 광고문구가 생각나는 하루였다. 


Epilogue

학교에서 수필을 요구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있었던 일을 글로 적으라고 처음에는 영어로 적으라고 했지만 그래도 모국어를 사용해야 자신의 감정과 표현을 적절하게 구사할수 있어 처음의 의도와는 틀리게 한국말을 사용했다.

위에 글들은 내가 지내면서 재미있었던 부분과 많이 생각했던 부분을 글로 적어 보았다. 글을 적고 쭈욱~~ 읽어 오면서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러면서 참 재미있게 지내온 것 같았다.

아직은 5개월 정도 더 지내야 하지만 지금의 경험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고, 지금은 마음이 편안하다. 더 넓은 세상을 꿈꾸며 자신의 우물을 파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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