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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과의 전쟁 - 가장 힘든 싸움
3 박경아 2006-12-19 14:57:57 4126

나마스떼~~ 

'대학 4학년을 인도라는 나라에서 보낸다?' 

짧게 다녀온 외국 경험이 있어서 인지, 그리 길지도 않고 어렵게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첫날 공항에서부터 무언가가 꼬이기 시작했었다. 출발을 30분 앞에 두고 없어진 나의 인도행 비행기표~~ 그 때의 아찔함은 경험한 자 아니면 모르리라. 간신히 아버지의 주머니 속에서 다시 나타난 비행기표를 들고 허겁지겁 기내에 들어갔다. 

어찌되었든 주사위는 던져졌고 낯선 인도 땅에서 1년이라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나는 많은 싸움을 하였다. 매일 만나는 릭샤 왈라들과도 싸우고, 물건을 살 때도 속이려 드는 상인들과도 싸워 보고... 그러나 이러한 싸움은 무모한 것이었다. 음식과의 전쟁, 언어의 장벽들... 그러나 무엇보다 힘든 것은 나 자신과의 전쟁이었다. 너무나 사소한 일에 침체되어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 너무나 작은 일에 기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 인간의 나약함과 간사함을 맛보았고, 사람이 불쌍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3월부터 시작된 코스. '전자상거래'를 전공으로 선택한 나는 왠지 모르는 자신감과 배움의 즐거움을 잠시 맛보았다. 한국에서와 다른 점은 영어로 배운다는 것. 영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수업시간이 유난히 즐거웠다. 수업을 하면서 두 가지 즐거움이 나에게 찾아왔다. 첫째는 내가 이해를 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내가 영어로 이해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네트워킹' 부분을 너무나 재미있게 배워나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한번 슬럼프에 빠져들면 헤어나오기가 힘이 들었다. 그러다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세상에는 너무나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데... 두껍게 치장된 화려한 겉껍질과는 달리, 나는 너무 작은 일에 지쳐하는구나. 나는 복에 겨운 생활을 하면서 투정을 부리는구나... 하는.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나는 공부 외에 정말로 많은 것들을 배웠고 그것에 감사한다.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친구와 공동체 생활이라는 걸 하면서 타협이란 걸 배웠으며 나의 잘못된 점도 발견하고, 또 친구들의 좋은 점들을 발견하면서 하나하나 바꿔가기 시작했다. 

항상 똑같이 반복되는 이곳의 생활 속에서 아침에 눈을 비비고 일어났을 때의 그 느낌... 상쾌함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는구나' 하는 답답함으로 아침을 맞이하곤 했다. '휴~~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해가 떴구나...' 

룸메이트 중에 이런 친구가 있었다. 시계같이 움직이는 친구. 12시 땡 하면 하품을 하며 침대를 찾아 들어가고 아침 6시면 기지개를 펴고 상쾌한 마음으로 눈을 비비고 일어나는... 처음엔 답답하다는 생각을 했다. '왜 그렇게 틀에 짜인 채로 답답하게 생활을 할까' 하고. 

그러나 그 친구의 그런 부지런함과 나의 게으름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나도 저 친구처럼 부지런한 생활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가슴에 찾아왔다. '아침을 웃으면서 맞이 하고 싶다. 나를 위해서 저 밝은 태양이 떠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항상 바삐 돌아가는 저 시계바늘이, 항상 나를 끌고 다녔던 저 시계바늘이 나를 위해서 째깍째깍 하고 돌아간다면... 

몇 달 동안의 노력(?) 끝에 지금은 그 친구와 같이 아침 6시 30분이면 레몬 쥬스를 한잔 마시고 아침운동을 하고 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버릇을 20년이 넘게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이러한 발전이 너무나 행복하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좌절과 인생의 쓴 맛을 경험하는 때가 있겠지? 나는 이곳에서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나약한 모습들을 많이 발견했다. 쉽게 지쳐있는 나와 친구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한 동안 건강과의 싸움을 치루었을 때, 정말로 나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다. '이 곳에서 이렇게 누워있어야 한다면 차라리 집에 가는 게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그러나 너무나도 힘겨워하면서도 열심히 버텨나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는 그런 성숙의 시간이 올거야~~ 그냥 살며시 미소지을 수 있는 여유를 달라고 기도했다. 시기와 미움과 슬픔이 가득한 어둠 속에 살고 있는 불쌍한 우리가 맛보는 불행이라는 감정들...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의 희생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은 생각의 차이일 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배웠다. 

내 사고 밖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에 눈을 뜨는 신비를 체험하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하면서, 나는 내가 살아 있다는 것에 다시 감사하기로 했다. 오늘은 유난히 집이 조용하다. 다들 자격증 공부하느라고 바쁜 듯. 그래도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했는데 한국에 돌아갈 때 모두들 자신이 만족하는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끔은 이런 고요함이 숨이 막힐 때가 있다. 표정을 잃어가는 내 모습도 싫구. 티 타임에 로비로 나와서 커피를 들고 아무 표정 없이 창밖을 내다보며 앉아 있는 멍한 얼굴들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표정이 없어진 18명의 얼굴들을... 휴~~ 하루에도 몇 천 번씩 바뀌는 인간의 간사한 감정들. 작은 일에 화가 나고 또 작은 일에 웃게 되는... 간사한 인간임을 발견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려 하는 이유는 뭘까? 

경아는 인도라는 나라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음.. 왠지 모르는 인도만의 향도 좋구... 음.. 인도가 품고 있는 신비함도 좋구... 한국이나 캐나다와는 다른... 주인 없이 떼 지어다니는 소들과 양들과 낙타들... 심지어는 코끼리까지 같이 다니는 도로 위에서 나름대로의 룰이 있는 듯 싱싱 달려 다니는 릭샤 왈라들... 너무나 천한 위치에서도 아무 걱정과 욕심 없이 살고있는 밝은 모습의 천민들... 

음... 아직은 내가 너무나 작다는 걸 느낀다. 너무나도. 그리고 너무나도 창피하다.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꿈틀 꿈틀... 나를 바꿔나가고 있다. 아직은 끝나지 않은 나의 인도의 생활을 멋지게 보내고 싶다. 

외/로/운/ 밤에 인도에서 경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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